절망의 그림자, 희망의 빛줄기: 유전자 치료, 아이들의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는 여정은,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빛을 향해 간절히 손을 뻗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려 합니다. 이야기는 유전 질환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현실, 그리고 그들을 구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 기술의 가능성을 조명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 발전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간적인 연대의 중요성을 동시에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통의 국민 청원에서 시작됩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을 앓는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둔 엄마 이 씨는, 유전자·세포 치료 기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약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치료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녀의 절절한 호소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이 씨의 청원은 단순한 개인의 호소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즉 기술 발전과 사회적 시스템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는 중요한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유전성 망막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력이 악화되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아이들은 세상의 아름다운 색깔을 보지 못한 채 어둠 속에서 자라나야 합니다. 부모들은 아이의 맑은 눈을 보며, “엄마, 아빠 얼굴은 무슨 색이야?”라는 질문에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낍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유전자·세포 치료라는 희망의 빛줄기가 있습니다. 손상된 유전자를 교정하고 세포를 치료하여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이 기술은, 절망의 늪에 빠진 아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소아 실명의 주원인인 선천성 망막 질환 유전자·세포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원천 기술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첨단재생바이오법’에 따라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는 ‘생체 외 방식(ex-vivo)’ 유전자 치료만 임상 연구 대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벡터(유전자 전달체)를 이용하여 특정 유전자를 환자에게 직접 주입하는 ‘생체 내 방식(in-vivo) 유전자 치료’는 아직 법적인 제약에 묶여 있습니다. 이는 기술은 있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씨를 비롯한 환아 가족들은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을 통해 ‘생체 내 방식’ 유전자 치료를 제도화하고, 유전자·세포치료센터를 설립하여 국내 치료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단순히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국내 바이오 기술 경쟁력 강화, 환자들의 해외 치료 의존도 감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세상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유전자·세포치료센터는 연구 개발(R&D)과 사업화(R&BD)를 융합하여, 첨단 재생 의료 분야의 발전을 이끌 핵심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국회와 기획재정부 일부에서는 유전자·세포치료센터 설립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와 예산 투입의 타당성, 세포·유전자치료 임상 연구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과 센터 설립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시각 장애 등록 아이들 중 소아 희귀난치안질환 환아가 한 해 평균 800~1000명(0~4세 기준)씩 발생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반대는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특히, 복지 공약,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선심성 공약에 예산이 집중되는 경향은, 정부의 우선순위 결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합니다.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환우회 이주혁 회장은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첨생법 정의와 세포유전자 바이오 특화 연구소가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10년 전부터 유전자·세포치료 연구팀을 꾸려온 서울대병원 소아안과 김정훈 교수와 함께, 선천성 망막 질환 환아들을 위한 국가 주도의 유전자·세포치료센터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습니다.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단지 과학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입니다.

한편, 유전자 NGS 검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밀 의료를 개선해 달라는 청원도 있었습니다. 희귀 암 투병 환자에게 항암 약을 하나라도 더 사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유전자 NGS 검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밀 의료 정책의 규제 완화 및 법제화를 요구하는 내용입니다. 암 종에 허가된 항암약도, 허가 초과 사용 약제도, 임상 약도 다 썼다면, 환자에게 남은 것은 신약이 개발되어 실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하는 현실입니다. 유전자 NGS 검사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청원들을 통해, 우리는 미래 의료 기술 발전과 환자들의 절실한 요구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사회적 인식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전자 치료와 같은 첨단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동시에, 윤리적 문제, 경제적 부담, 접근성의 불평등 등 여러 가지 도전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희망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5만 명 이상의 국민적 동의를 얻은 국민 청원은, 국회의원들의 무관심과 기획재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대통령 후보와 국회,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가 함께 응답하여, 아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약자를 위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일 것입니다. 절망의 그림자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빛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 첨단 유전자 치료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미비로 인해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는 환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 국민 청원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법 개정과 지원 확대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기술 발전과 더불어, 윤리적 문제, 접근성, 사회적 형평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