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만 전자’의 늪… HBM, 돌파구 될 수 있을까?

올해, 삼성전자 주식 투자자들의 가슴은 유난히 답답했을 겁니다. 연초부터 5만원대라는 묘한 굴레에 갇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으니까요. 2024년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연신 팔아치웠고, 그 결과 외국인 지분율은 어느새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주가가 더 하락할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섣불리 기대를 걸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삼성전자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 열쇠,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성과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일, 삼성전자 주가는 간신히 5만 68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3월에 6만원대를 살짝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5만원대로 내려앉는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심상치 않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매도 행렬은 올해 들어 더욱 거세졌고, 그 규모는 수조원에 달합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대신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러한 외국인들의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을 팬데믹 당시 저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떨어뜨렸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주가가 회사가 가진 자산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습니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역시, 이전보다 소폭 하향 조정되었죠.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기 위해서는, HBM 분야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과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HBM은 무엇이며, 왜 이렇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걸까요? HBM은 고성능 컴퓨팅,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부품입니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고, 전력 소비 효율도 뛰어나, AI 반도체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현재 AI 시대의 급격한 성장에 발맞춰, HBM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HB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은 삼성전자에게 다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HBM 시장의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삼성전자가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HBM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쉽게 멈추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삼성전자는 HBM3e의 재설계를 통해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려는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업황 회복, AI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 등 긍정적인 요인들도 존재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전환을 이끌어낼 만한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죠. 관건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확실하게 경쟁력을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처한 현실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모습입니다. 한 번의 하락 이후,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면 잠시 반등하는 듯하지만, 이내 다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5만원대라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HBM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통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기술 경쟁에서 밀려나 험난한 시간을 더 겪어야 할까요? 삼성전자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반도체 시장의 흐름 속에서, 그리고 삼성전자 스스로의 노력과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HBM 시장에서의 성과가 확인된다면, 삼성전자는 다시 한번 주가 상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행보를 주시하며,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삼성전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우리 모두 함께 지켜봅시다.

─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매도세와 HBM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5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 HBM 기술 경쟁력 확보가 주가 상승의 핵심이며,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공존한다.
─ 삼성전자의 미래는 HBM 성과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