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윤석열 후보의 승리로 끝을 맺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는 승리의 기쁨보다는 짙은 불안감과 갈등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마치 전쟁터에서 승리했지만, 아군의 부상과 전사로 인해 기뻐할 수 없는 장수의 심정이랄까요. 대선 이후, 여당 내에서는 권력 다툼과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는 단순한 정치적 암투를 넘어, 보수 정당의 정체성 자체를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과연 국민의힘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까요?
대선 패배 직후, 국민의힘은 ‘원팀’과는 거리가 먼, 여러 갈래로 쪼개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 친한(친한동훈)계, 그리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를 도왔던 김문수 캠프 관계자들. 이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고, 이는 곧 권력 투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대선 승리에 기여한 공신들조차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내부 갈등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인물들의 권력욕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각 계파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일종의 ‘생존 본능’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선거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갈등은, 선대위 해단식에서 폭발했습니다.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낸 것이 보수 분열의 원인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내부 총질을 멈추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처럼 공개적인 비난과 반박이 오가는 모습은, 국민의힘이 얼마나 심각한 분열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싸우는 모습은, 대의를 위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을 것입니다. 당내 통합은커녕, 서로의 발목을 잡고 깎아내리기에 급급한 모습은, 보수 정당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입장을 선회하지 못한 것에서 대권에 대한 권력 의지가 없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대선 승리보다 각자의 계파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이는 보수 정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 즉 공동체 의식, 통합의 리더십, 그리고 국민을 위한 헌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장우영 교수의 말처럼, “우리 계파만 생존하고 기득권을 누릴 수 있다면 권력을 내줘도 상관없다는 ‘계파주의'”가 만연해 있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대통령의 당무 개입 금지’ 조항을 신설하고, ‘계파 불용’을 명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을 줄이고, 계파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친한계에서는 이를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조치가 차기 당권 경쟁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것입니다.
차기 당권 경쟁은 국민의힘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당권을 거머쥔 쪽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쥐고, 보수 재건의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친한계는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전당대회를 서두르려 하고 있고, 친윤계는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시간을 벌려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연 어떤 리더십이 국민의힘을 하나로 묶고, 보수 정당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합니다. 낡은 계파주의를 극복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리더십이 과연 등장할 수 있을까요?
현재,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계파 간의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친윤계는 당 수습을 위해 비대위 체제를 지속하려는 반면, 친한계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려 합니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의 향후 행보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김기현, 나경원 등 중진 의원들과 김성원, 김도읍 등 다양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지만, “쇄신으로 보일 만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국민의힘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낡은 계파주의를 벗어던지고,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날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낡은 틀에 갇혀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인지. 그들의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 지형도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계파 갈등과 권력 투쟁으로 인해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다.
─ 당내 생존 경쟁이 우선시되면서 보수 정당의 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 차기 당권 경쟁과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국민의힘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