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 부활의 날갯짓…한화 선발진,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엄상백의 어깨에는 기대와 부담이 함께 드리워져 있었을 겁니다. FA 계약으로 4년, 무려 78억 원이라는 거액을 안고 팀에 합류했으니, 그를 향한 팬들의 기대는 당연했을 테죠.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은 엄상백 본인뿐만 아니라, 한화 팬들의 마음에도 깊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연이은 1군 말소는 그에게 재정비의 시간을, 팬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안겨주었죠. 하지만 야구는 단순한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엄상백은, 그 드라마의 다음 페이지를 써 내려가기 위해 다시금 묵묵히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2022년 11승, 2024년 13승. 엄상백은 KT 위즈 시절, 두 자릿수 승수를 두 번이나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로 성장했습니다. 140km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는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그의 주 무기였죠. 하지만 한화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8경기에서 그의 평균자책점은 6.68로 치솟았고, 퀄리티스타트(QS)는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분명,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2군행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2군에서 보낸 시간 동안, 엄상백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겁니다. 끊임없이 분석하고, 고민하고, 훈련하고… 그는 다시 한번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려 애썼습니다. “이적하면서 먹었던 마음가짐이 문제였다”는 그의 말에서, 그간의 고뇌가 묻어납니다. 너무 잘하려는 욕심, 주변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 그는 어쩌면, 야구 본연의 즐거움을 잠시 잊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엄상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2군에서의 재정비를 통해, 그는 다시금 마운드에 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전, 그는 5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2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다음 등판이었던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6이닝 동안 6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특히, 무사사구 투구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두 경기를 통해, 그의 평균자책점은 5.82로 낮아졌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엄상백 자신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12일 두산 베어스전, 그는 시즌 2승을 향한 도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엄상백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는 그의 투지일 것입니다. 시즌 초반 부진을 겪으며 투구 레퍼토리를 조정하고, 새로운 그립을 시도하는 그의 모습은,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려는 그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커브를 늘리는 전략 변화 역시,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방증하는 부분입니다.

한화의 선발진은 류현진과 문동주의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입니다. 엄상백의 부활은, 팀에게는 절실한 희망입니다. 그의 호투는, 팀의 승리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다른 투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부활은, 그의 노력을 지켜봐 온 팬들에게도 큰 기쁨을 선사할 것입니다. 109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왔을 때 느꼈던, 개운함. 그는,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할 것입니다.

엄상백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야구는, 때로는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엄상백은, 그 사실을 몸소 증명하려 합니다. 그의 투구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하는 드라마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의 열정과 노력이, 찬란하게 빛나는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FA 계약 후 부진했던 엄상백이 2군 재정비를 통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투구 레퍼토리 변화와 멘탈 관리 등, 엄상백의 끊임없는 노력이 돋보인다.
─ 엄상백의 부활이 한화 선발진의 전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