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계 관리, 행정 경계에 갇힌 환경 갈등의 서막
최근 경상남도 함양군 임천의 수질 오염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지역 사회에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국지적 이슈를 넘어, 대한민국의 주요 젖줄인 낙동강 전체 수계의 건강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상남도의회 김재웅 의원(국민의힘, 함양)은 지난 28일, 이러한 수질 오염 사태의 근본 원인을 낙동강수계와 행정구역 경계의 불일치에서 찾으며, 이원적 수계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그의 대표 발의한 대정부 건의안은 람천-임천 수질오염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며, 오랜 기간 곪아온 환경 갈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로 읽힌다.
이번 논란은 특히 상류 지역인 전북 남원시 람천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가 함양군 임천의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보도는 오염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그 배후에 숨겨진 행정적 난맥상을 함께 조명하며 공론화의 계기를 제공했다. 람천은 이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수립한 「남강댐 중권역 물환경관리계획」 조사에서 14개 소권역 중 배출부하량(BOD, T-P)이 가장 높은 ‘중점관리 소권역 1위’로 선정될 만큼, 오염 관리가 시급한 지역으로 여러 차례 지목되어 왔다. 글쎄요, 이 지표는 단순히 수치상의 문제를 넘어, 하천 생태계 전반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명확히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상류 지역의 오염원이 하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제하고 관리할 통합적인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정의 이원화는 단순히 관리의 불편함을 넘어, 지역 간의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야기하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시키고 있다.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은 현대 사회에서 기본적인 인권에 가깝지만, 이러한 행정적 분할은 그 권리마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재웅 의원의 이번 건의안은 이처럼 고착화된 환경 갈등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보다 지속 가능한 낙동강 수계 관리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문제는 단지 경남과 전북만의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강과 하천이 맞닥뜨린 보편적인 과제를 상징하기도 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물 관리 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행정 이원화의 늪: 책임 전가와 해법 지연의 고질적 문제
낙동강 수계 관리의 핵심적인 난관은 다름 아닌 ‘행정 이원화’라는 고질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하천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발원지에서부터 하구까지 하나의 생태적 연결망을 이루며 유유히 흐르지만, 우리의 행정은 인위적인 경계선을 그어 관할 구역을 나누고 있다. ‘환경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에 따라 전북지방환경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 관할이 이원화되면서, 이러한 괴리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상류 지역인 전북 남원시 람천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와 같은 오염원이 하류인 경남 함양군 임천을 거쳐 낙동강 본류로 흘러들어도, 각기 다른 환경청이 관할을 맡고 있어 명확한 원인 규명은 물론, 통합적인 오염 확산 방지 및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행정 이원화는 마치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상류에서 발생한 오염에 대해 하류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해도, 책임은 서로에게 전가되기 일쑤다. “저쪽 관할이라 우리가 직접 나서기 어렵다”, “양측 환경청이 협의 중이니 기다려달라”는 식의 답변은 이미 오랫동안 들어온 익숙한 레퍼토리가 되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오염은 더욱 심화되며, 지역 간 갈등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진다. 람천이 낙동강유역환경청 조사에서 ‘중점관리 소권역 1위’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그동안 이원화된 낙동강 수계 관리 시스템이 오염원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실패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다. 물론, 각 환경청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하천이라는 생태적 유기체를 인위적인 행정 경계로 나누어 관리하려는 시도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구조적 허점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고, 지역 사회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흘러야 하건만, 행정 경계 앞에서 그 흐름은 갈등으로 얼룩지고 있는 셈이다. 오염의 근원지부터 피해 발생지까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재한 한, 낙동강 수계는 물론 다른 하천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낙동강 수계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논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직시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