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러브버그 안녕? 서울·경기 덮친 붉은 재앙, 이젠 추억 속으로?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렸던 ‘러브버그’와의 불편한 동거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7월 중순경이면 이 붉은등우단털파리의 대부분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마치 긴 장마 끝에 찾아오는 맑은 하늘처럼, 우리를 괴롭히던 불청객과의 작별을 준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죠. 아직은 완벽하게 사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7월 중순 이후에는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함에서 상당 부분 해방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러브버그의 출몰과 소멸이 단순히 계절의 변화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박 연구원은 러브버그의 개체 수 감소가 장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비행 능력이 없는 러브버그는 비가 오면 풀숲이나 숨을 만한 곳으로 숨어들고, 비가 그치면 다시 떼를 지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죠.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비가 오면 숨고, 비가 그치면 나타나는 러브버그의 생태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듯합니다.

러브버그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에서 대량 발생하며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안겨주었죠. 올해는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은 물론, 인근 경기 지역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며,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서울시의회 윤영희 의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러브버그 관련 방역 요청 민원이 4,695건이나 접수되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시민들의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이러한 시민들의 불편함에 발맞춰, 서울시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유행성 생활불쾌곤충 통합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자치구별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비화학적 방제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서울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한 것은, 러브버그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한편, 러브버그로 인한 불편함은 단순히 서울·경기 지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인천 계양산에서는 러브버그가 등산로와 정상석을 뒤덮는 등, 주민과 등산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러브버그가 익충이며, 환경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강력한 방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죠. 물론,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고 사체를 제거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러브버그의 대량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추측이 오가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연관 박 연구원은 중국 산둥반도 칭다오 지역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국과의 물류 교역 과정에서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처음에는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폭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참새, 까치, 거미, 사마귀 등 곤충류가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자연의 섭리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과거 러브버그와 유사한 곤충의 급증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자취를 감춘 사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러브버그 문제 역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죠. 어쩌면 우리는 러브버그와의 불편한 동거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릅니다.

─ 7월 중순 이후 러브버그 개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서울시는 적극적인 방제 조치를 취하는 한편,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러브버그 문제는 단순한 해충 문제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계기가 되었다.